몇 년 동안 아들 종건이와 함께 현재의 서울성모병원, 당시는 병원 공사에 한창이었던 때인데 서울성모병원 건립과 병원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모았다며 저금통을 건네온 것이다. 저금통에는 폐품과 빈 병을 주워 팔아 모은 수십 개의 동전과 꼬깃 꼬깃한 지폐가 모아져 당시 9만 1천 5백 50원이라는 값진 기부금이 담겨 있었다.  

동전 한 개 한 개 넣을 때마다 기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던 종건이 모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안과 스텝들은 CMC 인생, 의료인으로서의 삶 중에 가장 뿌듯하고 행복했던 순간을 맛보았다고 전해온다.

“하느님과 약속했습니다. 저와 종건이의 작은 정성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에게 따뜻함을 전해줄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저희 모자는 다시 한번 기부를 약속했습니다.”

감동의 저금통 스토리를 전해오고 약 1년 뒤인 2009년 2월, 종건이 모자의 두 번째 저금통 기부소식이 들려왔다. 또 다시 폐휴지와 고물을 주어 모았다며 빨간 돼지저금통 12만 천 5백 30원을 전해온 것이다.

두 번째 기부가 무엇보다 뜻 깊었던 것은 세상을 향한 종건이 모자의 작고도 고귀한 외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떡 5 개와 물고기 2마리로 5천 명을 먹이셨던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처럼 작고 초라한 것이지만 그 작은 나눔이 놀라운 축복과 기적, 은총을 낳는다고 종건이 모자는 믿어왔으며, 그리고 그것을 세상에 전하며 나눔으로 따뜻해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모자의 바람이 있었다.

이에 종건이모자를 소개해드렸고, 이 교우는 쌀 한 가마니와 손수 담근 김치, 밑반찬 등을 종건이에 집에 전해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종건이 모자의 따뜻한 나눔이 또 다른 나눔을 낳고,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나눔의 고귀함과 위대함이 선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종건이 모자의 선한 마음 하나가 말로 다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스토리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