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활동 수기] 행복한 나눔 중독자

이완우 사원
의정부성모 영양팀
 

저는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영양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남편 없이 아이들 셋을 키우면서 힘들 때, 어떤 분이 익명으로 매달 5만 원씩 도움을 주셨습니다. 지금까지도 가슴에 감사함과 감동으로 남아있는 그 따뜻함을 다른 이웃에게도 꼭 전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개인적으로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입니다. 마침 병원에 근무하면서 어려운 아이를 돕기 시작한 것이, 한 가정을 돕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었고요. 또 여러 사람과 함께 돕기 시작한 세월이 10여 년이 흐르다 보니, 이제는 자원봉사라고 할 만한 규모가 되었습니다.

9년 전쯤, 병원 중환자실에 배식을 하던 중에 생후 한 달인데 머리를 다쳐서 입원한 재민이라는 아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입원한 내내 가족들의 면회가 없어서 알고 보니, 엄마는 가출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모두 거동이 불편하거나, 투병 중인 딱한 사정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재민이는 간호사들, 저희 가족 모두가 보호자가 되어 아이를 돌보고, 병원에서 백일사진과 떡도 돌리면서 저의 첫 손자가 되었습니다. 몇 살 위인 형과 몸이 불편한 가족들에게 반찬도 나눠주고, 청소도 해주면서 재민이네 가정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미약하나마 저도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감사와 행복이 가득해집니다. 오히려 제가 기운을 얻고 마음에 평안을 얻는 일이라 이젠 멈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부유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저에게 허락된 시간과 불쌍한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동참을 권유하는 한마디 말만 있어도 이미 봉사는 시작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혼자서 시작한 봉사 활동이지만, 지금은 병원 동료들과 함께 하면서, 마음도 나누고, 물질적인 부분도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또 함께 동참하는 활동을 통해 돕는 사람도, 도움을 받는 사람 모두에게 더 큰 행복과 힘을 줄 수 있어 기쁩니다.

제가 속한 영양팀에서도 병원에서 추구하는 이념실천을 위해 동아리를 구성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7명씩, 7조를 나누고 조별 특색에 맞추어 문화 및 봉사활동을 하며 한 달에 한 번씩은 가톨릭 병원의 이념을 배우고,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마음가짐, 행동가짐을 다지는 전체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동아리 내에서는 불우한 이웃을 소개도 해주고, 봉사활동을 같이 하기도 하면서, 혼자 도울 때보다 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김장이나 학용품, 성금도 같이 모아 주면서, 남을 돕는 마음도 커지고, 물질적 지원도 커져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동아리 팀원들과 함께 하니까 부담은 줄이면서, 보람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되어 더 행복합니다. 12월 성탄절에는 팀원 모두가 환자들에게 나눠줄 수세미를 직접 떠서 나눠주고, 차봉사를 하였습니다.

이제는 이런 분위기가 동아리에서 부서 차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어, 원내 환자를 대할 때도 더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