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성모병원 의료봉사단, 3년간 총1,400여명에게 무료진료 실시 -
이주노동자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겠습니다
방글라데시인 리나 씨는 고혈압과 임신성 당뇨, 양수 과소 증상을 앓고 있었다. 하지만 20만 원짜리 월세방에서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고 수중에는 가진 돈이 없었다. 한국 온 지 1년 반이 되었지만 남편 까심은 미등록 노동자 신분이어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이곳저곳 공장을 전전하며 아르바이트로 겨우 생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분만예정일이 다가오자 건강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갔다.
리나 씨는 막막함을 안고 성모클리닉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다행히 때에 맞춰 응급수술을 받을 수 있었고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또한 딱한 사정이 평화신문에 소개되어 진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결국 까심과 리나 씨는 아이를 안고 환하게 웃으며 한국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행정안전부가 2009년 조사, 발표한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3개월 이상 국내에 거주 중인 외국인은 약 110만 명 정도로서 이 중의 절반가량이 열악한 환경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미등록 이주노동자로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살아가는 까심과 리나 씨 같은 경우 사회적, 제도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에 기본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의료보험을 비롯한 건강 문제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교직원들은 지난 2007년, 개원50주년을 맞아 의정부성모병원 의료봉사단(단장 : 외과 임근우 교수)을 발족시키고 외국인 무료진료소 ‘성모클리닉’을 오픈했다. 이는 리나 씨처럼 의료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형편이 어려운 외국인을 돕고 이들이 낯선 이국에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이러한 의정부성모병원 의료봉사단의 노력에 천주교 구리 남양주 이주센터가 힘을 보태 남양주시 진접성당에 클리닉을 마련할 수 있었다. 매달 첫 번째와 세 번째 주일에는 성모클리닉에 내과, 가정의학과, 치과, 이비인후과, 외과 등 총 11개의 진료과가 마련되었고 지금까지 총 1,000여 명의 교직원들이 의료봉사자로 참가했으며 의료진은 물론, 통역과 행정을 위한 인력도 동원되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07년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연인원 1,400여 명의 외국인 환자가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남양주시 진접성당에서 처음 시작한 ‘성모클리닉’은 지난 3월에 의정부시 녹양동성당에 새 둥지를 틀었다. 기존의 진접성당 성모클리닉은 의정부교구 소속 경기동부이주센터의 관리를 받으며 잠원동성당 의료봉사단이 운영하기로 했다. 의정부성모병원이 처음 뿌리를 내린 사랑의 씨앗에 동참하는 이들이 생김으로써 더 큰 사랑의 나눔이 가능해진 것이다. 지난 4월 13일에는 클리닉 개소 3주년을 맞이해 모든 봉사자들이 서로를 격려하는 작은 기념행사를 가졌으며 최초 의료봉사단 부단장으로 참여하였던 현 병원장이 참석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한 의료봉사단의 역할과 노력을 치하(致賀)하였다.
2007년부터 가톨릭의료봉사단을 이끌어 오고 있는 외과 임근우 교수는 “의정부성모병원 의료봉사단은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교직원들의 소중한 재능, 즉 달란트를 함께 나누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앞으로도 경기 북부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건강과 행복을 안겨주는 희망의 등불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의정부성모병원 의료봉사단’은 세계화속에 다문화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현실을 감안하여 우리의 이웃이 그 누구일지라도 함께해야 한다는 의료봉사의 참된 의미를 실천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이주자들에게 건강과 기쁨을 알려주는 희망의 메신저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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