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해요]

행복을 찾아주는 나루터 가족사랑회

서지혜 학생(초록색 티셔츠)과 나루터 가족 사랑회 

<나루터 가족사랑회>는 가톨릭중앙의료원 수련교육팀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나눔을 목표로 지난 2004년 전공의 사랑나눔 교육과 함께 시작됐다.

현재 퇴직직원, 타부서 직원을 포함해 12가족, 45명이 매월 정기적으로 경기도 양주군에 소재한 (재)천주교 한국순교보작 수도회 나루터공동체에서 약 35명의 입소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처음 봉사를 간 날 느꼈던 내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봉사활동이 처음인 나에게는 모든 것이 새로웠다. 정신지체 장애우들 70명 정도가 생활하는 그곳의 분들은 사람이 그리웠다는 듯이 처음 간 우리를 에워싸며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고, 멀리서 우리를 몰래 쳐다보기도 했다. 나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잔뜩 겁이 났다. 나보다 20살 이상 많은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정신연령은 다섯 살 사촌동생과 비슷하다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어려웠다.

 우리의 주된 봉사는 점심식사를 만들어 드리고, 그분

 들과 대화하는 것이었다. 처음 음식준비를 위해 식당

 에 들어갔을때 우리나라 파리가 다 모인 것 같았다.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도 만만찮게 힘들었다. 그 곳에

 서 생활하시는 분 70명, 우리 가족 30명, 총 100인분

 의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터무니없이 많게 느

 껴졌다. 손쉽게 해먹던 떡볶이와 김밥, 어묵탕이었지

 만 100인분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었고, 음식

 을 배분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어떤 분은

 저염식을, 어떤 분은 우리가 준비한 음식을 사발에

 함께 담아 숟가락으로 드시기 편하게 준비해 드려야

 했다. 또 어떤 분은 먹여드려야만 했고, 많이드셔도

 되는 분과 조금만 드셔야 하는 분들에 대한 대처도

 할 수 없었다.

봉사를 하면서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 세상에 나와 다른 사람뿐이고, 그 분들도 나와 조금 달랐을 뿐인데 겁부터 먹고 사람을 대했던 내가 이 분들과 금방 친해지지 못한 결정적 이유였다. 시간이 지나 이분들과 친해지고 정이들면서 봉사 온 사람들 중에 어린 나를 더 예뻐하는걸 알게되면서 정말 죄송했다. 이 분들에게 정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이 많이 가기 시작했다. 내 궁극적인 꿈이 사회봉사를 하는 것이니 말이다.

봉사는 내가 어디서도 당당한 모습을 유지하는데 밑바탕이 되는 경험이었다. 봉사를 하면서 사람을 사귀고 대하는 능력을 배웠고, 봉사를 하면서 느낀 보람은 다른 일을 할 때도 열심히 해서 보람을 느끼도록 하게 되었다. 이렇게 변한 내 모습은 나와 접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나의 모습을 심어주게 되었다.

이모를 따라, 그리고 단순히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시작했던 봉사였지만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생이된 지금도 봉사를 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봉사 하러가는 매월 둘째 주 일요일이 기다려진다. 처음보다 자연스레 늘어난 봉사시간과 매번 다른 느낌을 받으면서 이곳에 있는 시간이 즐겁다. 매번 내가 적는 우리 단체의 봉사카드는 다른 사람들이 봉사에 오는 것 자체가, 지금 하는 일이 정말 좋은 일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또 내가 누군가에게 유익하게 쓰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나를 뿌듯하게 한다.

누가 나에게 봉사를 언제까지 할거냐고 물어본다면 내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라고 말할 것이다.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던 나루터 공동체 장애우들, 점심식사도 맛있게 드셔주시고 항상 우리를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도 열심히 봉사하면서 내가 얻은 만큼 이 분들에게 베풀어야겠다.

글_나루터 가족사랑회 봉사자 서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