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전합니다]

교수님 덕분에 마흔둥이 얻었어요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에서 나는 25년째 진료를 받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때 열감기로 자주 아팠다. 그렇지만 부모님은 내가 약골이라 체력이 더 안 좋아져서 그럴거라 생각했다. 그러던 중 동네 의원에서 심박에 이상이 있다고 X-RAY 촬영에서도 또래의 심장보다 크게 부어있으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15살 때, 성바오로병원에서 듣기만해도 생소한 ‘류마티스 승모판폐쇄부전’과 ‘부정맥’의 진단을 받았다. 중학교 2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앞으로 병원 신세를 계속 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6개월의 투약으로 부정맥은 호전됐고, 한 달에 한 번 맞는 주사 덕분에 다른 사람들은 내가 환자인지도 모를 정도로 건강한 모습으로 지낼 수 있었다.

27년이라는 시간동안 내가 큰 수술 없이 지낼 수 있었던 건 항상 면밀하게 진료하고, 늘 환자의 건강을 염려하는 순환기센터 김재형 교수님 덕분이다. 교수님을 뵈면 근엄하신 아버지 같은 생각이 든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세심한 부분까지 염려하는 모습에서 늘 따뜻함이 느껴진다.

내 나이 마흔에 너무도 예쁜 둘째를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었던 것도 교수님 덕분이다. 첫 아이를 낳을 때 산고의 고통보다 호흡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 아이에게 청색증이 나타나고 울음도 터트리지 못해 소아 전문병원으로 이송한 위기도 있었다. 또 수유하는 6개월 동안 감기 몸살약을 수시로 먹고 응급실을 갔던 기억도 있어서, 둘째를 갖는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교수님은 진료 중에도 “아이는 둘은 있어야 해”라며 내게 용기를 주었다.

둘째 출산을 앞두고 빈혈이 너무 심해 수술이 어려운 상황일 때도 나의 상태를 세밀히 진료해주셔서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다. 김재형 교수님은 요즘 둘째를 보고 “아들만 둘이면 안 돼. 딸이 있어야지. 나 있을 때 하나 더 낳아. 나 없음 책임 못진다”이런 말을 하시곤 한다.

또 순환기센터 이영미 간호사에게도 늘 감사하다. 집이 안산이라 여러 번 검사를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병원에 동행하는 우리 아이들도 예뻐해 주는 정말 상냥한 간호사이다.

이렇게 좋은 교수님, 간호사가 있는 순환기센터는 늘 편안하고 따뜻한 성바오로병원의 상징이라고 생각된다. 환자의 희망과 건강을 위해 늘 수고하시는 모든 의료진에게 감사드리며 성바오로병원을 내원하는 환우들의 빠른 쾌유를 기도한다.

글_성바오로병원 순환기센터 조율미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