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해요]

매일하는 익숙한 일이 절실하고 귀한 사랑으로

서울성모병원 사랑의실천봉사단에서 4월 9일 의료봉사를 다녀왔습니다. 따뜻한 봄날의 날씨처럼 그날의 벅찬 감동은 아직까지도 제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게시판에서 봉사활동을 본 저는 ‘의료인으로 첫발을 딛은지 7년, 왜 의료봉사 한번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에 바로 봉사를 신청했습니다.

봉사당일 오전 6시 50분, 병원 동문 앞에는 저희를 배웅해 주시기 위해 아프신 몸을 이끌고 링거까지 맞아가며 나오신 영성부원장 신부님이 계셨습니다. 마취과 간호사라 수술실 밖을 나가는 일이 거의 없는 저로서는 ‘모르는 분들 사이에서 내가 잘 하고 올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걱정 반, 설렘과 기대 반으로 봉사지역으로 출발했습니다.

강원도 시내를 지나 논밭이 보이는 산길을 한참 올라가 드디어 목적지인 영월군 노인요양원에 도착했습니다. 사랑의실천봉사단 30명은 각자 배정받은 임무지로 가서 세팅하고,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봉사는 의료 서비스의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사시는 주민들을 위해 질병을 조기 발견, 진단, 예방하기 위한 검사를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저는 문진하고 오신 분들에게 기본 검사를 해드렸습니다. 특히, 정철 선생님의 아들 승주도 함께해 어르신들의 체온을 재드렸습니다. 의젓한 승주의 모습에 저도,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습니다.

진료소에 방문한 어르신들은 문진과 기본검사, 치매선별, 심혈관, 뇌혈관검사 등을 거쳐 약 조제까지 마치고 구급함 기념품을 받아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검사를 하고나니 108분 정도 오셨었다고 합니다.

이날 진료소를 찾아가면서 시내로 나가기 어렵고, 의료시설이 곳곳에 있지 않은 환경을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하는 익숙한 일들이 이곳에 사시는 어르신 분들께는 절실하고, 귀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마음 뿌듯하고, 무언가 모를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함께 봉사활동을 하신 모든 선생님들도 분명 그러셨을 것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출발해서 저녁 10시 병원을 도착하기까지, 몸은 조금 고되고 다음날 24시간 당직근무로 부담은 있었지만 마음만은 어느 때 보다도 뿌듯했던 하루였습니다. 이날의 소중한 경험을 2, 3, 4차에도 계속 이어 나갈 것입니다.

글_서울성모병원 간호부 특수계간호팀 마취간호Unit 방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