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해요]

앞치마 벗을 때의 마음을 아시나요?

한 계단 두 계단, 세어 내려가 철문 하나를 열면 영양팀의 모든 직원들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서로 인사를 주고받고 날마다 바뀌는 음식 냄새에 취하며 일을 시작합니다. 여러 가지 종류의 야채를 손질하며 환우들의 식탁을 생각해봅니다. 환우들이 제가 손질한 음식을 먹고 건강을 회복한다면 참 좋을 텐데요.

저는 성바오로병원 영양팀에서 식사 재료를 손질하는 봉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같은 성당 교우이신 형님을 따라 이 곳 성바오로병원에 온 지 4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주부로서 늘 하던 일인데도 실수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영양팀이 많은 종류의 재료를 환우들의 식단에 맞춰 음식으로 만들어 낼 때면, 저는 그 솜씨에 감탄하며 더욱더 청결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며 쓰레기 분리수거에도 앞장섭니다. 고된 노동이라도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봉사를 하며느낄 수 있게 됐습니다.

병원에 계신 분들도 많은 힘이 됩니다. 집안일 때문에 몇 개월 봉사를 쉬었을 때 수녀님께서는 손수 집으로 전화를 주시고 안부를 물어보시기도 했습니다. 죄송스럽기도 했지만 영양팀에 제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며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았습니다. 항상 좋은 말씀을 들려주시고 방문해 용기 주시는 분들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간식을 챙겨주시는 영양팀의 여러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도 음식 재료들을 깨끗이 손질하고, 앞치마를 벗었습니다. 봉사를 마친 후의 기쁨은 땀 흘려 봉사한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사명감을 가지고 정성을 다해 봉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것을 배워나가겠습니다.

글_성바오로병원 영양팀 자원봉사자 신희자(수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