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은 한국 최초의 가톨릭 의료 기관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에서 우러나는 가톨릭다운 병원이 무엇인지, 진정한 환우 중심의 병원이 무엇인지 그 해답을 찾아 고민하고 새롭게 변화, 도약하고 있는 여의도성모병원의 문정일 병원장을 만났다. 문 병원장은 최근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여러 분야의 의료 기관 평가에서 1등급 판정을 받고 있는 여의도성모병원에 신선한 아이디어와 리더십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설, 서비스 리모델링
A.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실시한 지난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 시설 노후 문제에 대한 개선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시설 리모델링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아울러 진료 시스템 또한 선진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있습니다.

시설 리모델링의 경우, 기존 임상과 중심이었던 공간을 질환 중심으로 재배치해 환우분들의 동선을 최소화함으로써 최상의 협진 환경을 구축함은 물론,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병동 및 외래 공간의 경우 환우분들의 사용 편리성과 안전을 설계 단계부터 반영했습니다. 눈의 피로감을 낮추기 위해 입원실과 복도에 간접조명을 적용하는 한편, 보호자들이 쾌적하게 쉴 수 있도록 Day-room을 마련하는 등 곳곳에 세심한 배려를 담고 있습니다.

말이 리모델링이지 거의 재건축 수준입니다. 1986년에 이사와 사용하던 건물을 뼈대만 남기고 모두 교체하는 것이것이니까요. 중간 중간 리모델링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이제라도 이렇게 손볼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죄송스럽게도 환우분들께 불편을 끼쳐 드리고 있어 소음을 최소화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진료 시스템도 환우분들을 위해 뜯어고쳤습니다. 보통 1주일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검사 결과를 당일 확인할 수 있는 유방 결절 원스톱 서비스, 폐 결절 원스톱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새로운 병리과 검사 장비(Rapid Tissue Processor)의 도입과 병리과, 외과, 영상의학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등 유관 부서의 긴밀한 협진 프로세스 마련, 협력 병원들과의 유기적인 의뢰 시스템을 바탕으로 진료와 검사, 치료 결정까지 단 한 번 방문으로 가능한 갑상선 원스톱 서비스, 당뇨 합병증 원스톱 서비스 등도 현재 운영 중입니다. 앞으로도 더욱 획기적으로 간소화된 행정절차, 다양한 임상과 간 긴밀한 협진을 제공하여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국제의료센터 개설
A. 지난해에는 서울특별시와 국제의료센터 개설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전담 진료소 확대, 응급 의료 인프라 구축 등 외국 금융인들의 의료 서비스 환경 개선에 노력을 다하여 국제 금융 지구의 명성에 부합하는 국제의료센터를 설립할 것입니다.

58㎡ 규모로 개설되는 국제의료센터는 외국인 치료를 전담하기 위한 의료진과 영어권 코디네이터를 시작으로 점차적으로 일본어·중국어권 진료를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자체 추진 중인 건물 전체 리모델링을 통해 외래 진료 공간의 동선 체계를 간소화하고 쾌적하고 안락한 공간을 갖추는 한편, 병원을 찾는 외국인들이 원스톱으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행정 업무와 진료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해 주게 됩니다.

서울시는 국제의료센터 개설에 필요한 권한과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행정 지원을 제공하게 되며, 다산콜센터(120)와 서울글로벌센터 등을 통한 외국인들의 의료 서비스 문의 시 여의도성모병원 국제의료센터를 소개하는 등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홍보 마케팅에 협조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의 전 교직원들은 서울시와 여의도가 동북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기여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화 관리 전문 병원
A. 여의도성모병원은 급격한 고령화 진행에 따른 국민 건강 향상 방안 또한 고심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지역 특성과 고령화 흐름에 부합하는 노화 관리 분야의 특화 전략을 추진하여 국내 최초, 최대의 노화 관리 전문 병원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병원을 찾아 주신 환우분들께 성별, 직업, 거주 지역, 가족력 등 다양한 환경적 차이를 반영한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하여 청·장년기의 건강상태를 노년기까지 이어 갈 수 있도록 도와드림으로써 건강 노화(Healthy Aging)를 실현하고 고령화 시대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계획입니다.

과거에는 70~80세만 되어도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우리나라 노인 인구가 눈에 띄게 늘어 감에 따라 앞으로는 초고령자에 대한 수술도 점차 늘어 갈 것입니다. 이에 따라 여의도성모병원은 노인들도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입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의료진이 힘을 합쳐 예방, 조기 진단, 치료, 복약 상담, 환자 교육 등 체계적이면서도 포괄적인 노화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노화 통합 관리로 질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삶의 질(Quality of life)까지 관리하는 상급 종합병원의 새로운 모델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구현
A. 여의도성모병원은 우수한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기초 및 임상의학 연구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준비의 일환으로 올해 1월 연구부원장을 임명하였으며, 임상의학연구소도 지난 5월 리모델링을 완료하여 동물실험실(쥐, 생쥐, 토끼), 세포배양실, 부검실, 다용도 수술실, 사육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앞으로 산업체·연구소와의 긴밀한 연계를 위한 구조를 구축하여 기초연구 성과를 임상으로 연계시키는 R&D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여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의 큰 축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병원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사항들은 그 밖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환우 중심의 서비스
A. 환우분들이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4~5회 방문, 3~4주 소요되는 진료와 검사 그리고 치료 결정까지 단 한 번의 방문으로 가능하게 하는 원스톱 서비스(갑상선, 유방, 당뇨, 심장)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사의 회진 시간과 이름을 미리 알려 주는 회진 예고제, 병실에서 환우분들이 불편을 호소하면 15분 내에 의료진이 방문하는 call-visit 시스템, 급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으시는 환우분들의 안정과 편의를 위한 무료 대리 주차 서비스 등 환우 중심의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최신 의료 장비 도입
A. 최신 의료 장비들 또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고해상도의 전신 혈관 조영이 가능한 최첨단 컴퓨터단층촬영기(Somatom Definition Flash CT)를 도입한 데 이어, 1.5배 선명한 영상을 최대 20%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차세대 프리미엄급 자기공명 영상 장비(3.0T 테슬라 Magnetom Skyra MRI)도 도입했습니다. 호흡으로 인한 장기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잡아내는 초정밀 방사선 암 치료기(RapidARC)와 실시간 3차원 혈관 촬영이 가능한 혈관 조영(Angiography) 장비까지 최신형으로 교체, 도입했습니다.

 

소통
A. 병원장으로서 중점을 두고 있는 사항이 있다면 바로 소통입니다. 어떤 소통이 좋은 소통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저마다의 좋은 답변들이 있겠지만, 저에게는 ‘진정성이 소통의 열쇠’라는 말이 가장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메시지의 홍수 속에 사는 우리에게는 오가는 메시지의 절대량보다는 서로 얼마나 주의를 기울여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얼마나 진실되게 반응하는지가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는 큰 변화가 진행 중인 여의도성모병원이기에 늦은 정책 결정으로 소문 뒤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아 교직원들이 자칫 우왕좌왕하고 염증을 느낄 수도 있다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이 당면한 과제들을 구성원들과 함께 나누고, 하나 된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앞서, 병원장으로서 병원을 위하는 진정 어린 마음과 열정을 전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노력을 거듭하여 전 교직원이 저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수 있게 되고, 목표 의식을 공유하고 하나 된 움직임을 행할 수 있게 된다면 성공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환우분들과의 소통도 다르지 않습니다. 의사로서 제가 ‘당신의 병을 낫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믿음을 먼저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환우분들이 의사의 판단과 결정을 믿고 따라 주지 않을까요? 생명 존중, 인간 존중을 기치로 삼는 여의도성모병원이기에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잇는 진정성 담긴 소통이, 즉 전 교직원이 항상 환우 곁에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더욱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소통 철학을 바탕으로 병원 내부적으로는 교직원들과의 대화 시간을 갖거나 이메일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며, 대외적으로는 환자 위안의 밤 등의 행사를 통해 직접 만나 얼굴을 마주 보고 손을 맞잡고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

 

 

Q. 가톨릭 병원으로서 이념 실천을 위한 노력은 어떤 것 들이 있는지요? 오랜 역사만큼이나 무수한 사례들이 있겠지만 요즈음 이야기 몇 가지만 들려주세요.
A.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은 의료 기관으로서 보건 의료 향상에 힘쓰는 한편, 대학병원으로서 사회를 위한 봉사에도 적극 참여해 왔습니다.

국내 가톨릭교회 최초의 의료 기관으로서 “가난하고 의지 할 데 없는 환자의 어려운 형편에 마음을 기울이고 이들도 따뜻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쓴다”는 이념 실천 정신에 입각하여 1936년 개원 초기부터 꾸준히 의료봉사 활동을 펼쳐 왔습니다.

의료봉사 활동으로는 우선 무료 이동 진료를 꼽을 수 있습니다. 1936년 성 바오로 수녀회의 무료 시약소를 시작으로 여의도성모병원 무료 이동 진료 활동은 지역사회 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습니다. 또한 지난 2006년부터는 본원 인근 지역 내 9개 성당에서 지역사회 저소득계층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보건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한 지역사회 건강관리 프로그램(무료 이동진료 및 건강 강좌)을 시행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30여 곳의 성당 및 복지관에서 107회에 걸쳐 22,302명의 주민들이 혜택을 받았습니다.

또한, 국가 재난 시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 도움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2년 정동진, 양양 등의 수해 지역, 지난 2003년에는 강원 태백 지역 수해 지역을 찾았고, 2006년에는 강원 인제 수해 지역, 2007년에는 태안군 원목면 기름 유출 사고 지역을 찾아 일손을 돕고 의료봉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968년 홑씨라는 자원봉사 모임으로 시작한 여의도성모병원 자원봉사센터는 자발성, 연대 의식, 무보수를 밑거름으로 40여 년간 나눔과 섬김의 봉사 문화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현재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20년 이상 봉사해 온 분들도 25분이나 계시고, 활동하신 지 30년이 넘은 분도 계십니다. 이분들의 기여도와 진정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제20회 MBC 사회봉사 대상에서 본상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Q. 여의도성모병원이 있는 지역은 다른 지역들과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특징과 의미, 유대 관계와 활동도 독특하겠지요?
A. 그렇습니다. 여의도는 국회와 방송국, 금융 관련 기관이 모여 있는 지역입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지역사회 의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역 내 여러 단체들과 활발한 교류 활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그동안 국회에서 일어나는 응급 상황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하며 국회와 인접한 상급 종합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점을 인정받아 지난 2010년에는 국회사무처와 ‘국회 협력 병원’ 협약을 체결 하였으며 서울특별시, KBS, MBC, 국민일보 등 지역 유수 기관들과 긴밀한 상호 협조 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또한 여의도 내 초·중·고등학교와도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돕고 응급 상황에서 병원과 학교가 신속하게 응급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핫라인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할때 보호자가 즉시 응급실에 오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학생과 보건 교사가 함께 응급실로 내원할 경우 선 조치·후 수납이 가능하도록 진료 시스템을 개선했습니다. 매년 여의도 관내 학교와 단체 기관 등을 방문하여 심폐 소생술 교육과 보건 교사 간담회를 실시하기도 합니다.

 

Q. 끝으로 여의도성모병원과 관련하여 평소의 생각, 못다 한 얘기가 있다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A. 장점이 많은 여의도성모병원이지만, 정직과 믿음을 첫손에 꼽고 싶습니다. 여의도성모병원 의료진들은 환우분들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에 옮김으로써 환우분들의 마음속에 ‘약속이 지켜지는 병원’으로 다가가 신뢰를 쌓아 가고 있습니다.

일례로 고령 환우분들을 위한 복강경 센터 개설 검토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노화 관리 병원 얘기를 했지만, 연세가 많은 분들은 병원에 누워만 있어도 병자가 됩니다. 그러므로 진단부터 치료까지 모든 걸 조기에 마쳐 이분들의 재원 기간을 짧게 만들어 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을 복강경 수술의 메카로 만들자는 것도 이런 취지에서입니다. 부원장 시절부터 추진해 왔던 것인데, 여의도성모병원엔 미국 유수의 병원에서 유학한 실력 있는 복강경 수술 의사들이 많고, 복강경특별위원회와 매달 열리는 복강경 학술 모임 등을 통해 여러 과들의 수술 관련 정보가 수시로 교환 가능하여 수술의 질도 향상된다는 장점도 있는 만큼, 꼼꼼히 검토하고 준비하여 복강경 센터 개설을 비롯해 체계적인 노화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의 안과는 그 명성만으로도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산부인과가 특별한데요, 의료 경영상의 문제로 요즈음 산과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생명의 신비는 가톨릭의 소명 의식과도 관련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제왕절개 분만율이 가장 낮을 뿐 아니라, 불가피하게 제왕절개 경험이 있는 산모가 자연분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고난이도의 V-BAC 시술에서 국내 최다의 분만 건수를 보유하고 있어요. 저희는 이를 특화하여 가톨릭 병원다운 모습을 재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귀띔 하나 해 드릴까요? 이번 리모델링의 특색 가운데 하나는 ‘목욕실’을 만드는 것입니다. 목욕 봉사를 통해 환우 분들을 얼마나 내 가족같이 모시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요. 또 하나는 ‘거룩한 임종실’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위의 높고 낮음, 빈부의 차이에 상관없이 모든 고인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고귀하게 모심으로써 주님을 가장 편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톨릭다운 병원의 차별화된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을 그런 진정한 가톨릭 병원으로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