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불모지에 사랑의 인술을

방글라데시에서 의료봉사활동 펼쳐…716명 진료, 64명 수술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이 의료 불모지에서 시름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인술을 전하고 왔다. 지난 10월 5일~13일까지 방글라데시 마이멘싱 성빈센트 클리닉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돌아온 것.

조윤성 교수(산부인과)를 단장으로 박종민 교수(정형외과), 김현실 교수(외과), 서권휘 교수(마취과)와 간호사, 임상병리사, 사회복지사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일주일 동안 716명의 현지인들을 진료했다.

특히 이번 해외의료봉사에서는 외래진료와 약 처방 뿐 아니라 수술이 필요한 환자64명에게 수술을 시행해 좀 더 폭 넓은 의료혜택을 제공했다.

현지인들의 주요 질환은 탈장, 직장탈, 자궁경부종, 골육종, 자궁근종, 자궁탈출증 등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클리닉을 찾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질환을 가지고 있어도 병원을 찾지 못한 채 무료 진료가 열리기만을 기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인지 의료봉사활동 기간 동안 치료를 받고자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아 진료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진료소 앞은 치료를 받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현지인들은 6~8시간 동안 차를 타고 클리닉까지 오는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에 의료진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도움을 주고자 쉴 새 없이 진료와 수술을 했다.

이렇게 환자들이 무료진료가 열리기만을 기다린 것은 현지 의료시설 및 의료진의 수준이 낮고, 위생관념도 부족한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환자가 주사기, 소독솜 등 필요한 물품을 직접 사서 가져가야 할 정도로 방글라데시 의료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단장 조윤성 교수는 “의료봉사기간동안 많은 환자를 만나면서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사례들도 있었지만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낫는 모습을 보며 너무 뿌듯했다”며 “자기의 위치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해 이번 의료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노력한 우리 단원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 참고 견딜 수밖에 없던 환자들에게 작은 희망의 씨앗을…

해외의료봉사 기간 동안 만난 방글라데시 현지인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제대로 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성빈센트병원 무료 클리닉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린 이유기도 했다.

여성 환자 대부분은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경험이 전무했다. 증상이나 통증이 있더라도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형편 때문에 그저 참고 견딜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진료 결과, 다자녀를 출산으로 인해 자궁탈출증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많았다. 한국에서는 주로 70대 이후에 나타나는 자궁탈출증이 방글라데시에서는 40~50대 여성 중 상당수가 갖고 있는 것을 봐도 얼마나 많은 현지인들이 자궁탈출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성빈센트병원 무료 진료를 통해 자궁탈출증 수술을 받은 여성 환자도 지금까지 5명의 아이를 낳았으면서도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진료 결과, 자궁 전체가 질을 통해 빠져 나온 상태로 빠져나온 자궁이 걸을 때마다 쓸려 까지고 진물이 나 일상생활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었다. 환자 또한 자궁탈출증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조윤성 교수는 수술을 결정했다. 조윤성 교수의 집도로 빠져나온 자궁을 적출했고, 함께 빠져나왔던 질을 교정하는 교정술도 함께 진행됐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환자는 무사히 건강을 회복했다.

환자는 “그동안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지도 못하고, 빠져 나온 자궁 때문에 일상생활이 고통스럽고 힘들었는데, 이번 성빈센트병원 무료 진료를 통해 수술까지 받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을 가진 환자 또한 상당수였고, 평소 심한 생리통과 복통이 있었던 환자를 대상으로 자궁근종 절제술을 시행했다.

혹(지방종, 결절종 등)을 가진 환자들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몸 곳곳에 생긴 혹(종양)은 그 크기도 다양했다.

그 중 어깨에 상당히 큰 종양을 가진 환자가 있었다. 종양은 어깨뼈에서부터 자라난 것으로 종양과 자라난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종양 크기도 크고, 자라난 뼈도 제거하는 큰 수술이다 보니 의료진들은 만일에 생길 응급 상황을 대비해 환자 전원 계획 등까지 수립한 뒤 수술에 임했다.

수술한 날 밤 갑자기 환자의 출혈이 심해지는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숙소에서 휴식 중이던 의료진 모두가 클리닉으로 돌아와 환자 출혈 부위 지혈과 소독, 환자 회복 등에 만전을 기한 결과 환자는 건강한 상태로 퇴원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평생을 종양을 갖고 살아 온 환자도 수술 결과에 매우 만족스러워 했다.

뼈에 생긴 종양이다 보니 골육종일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어 현재 조직검사를 의뢰한 상태로 검사 결과 골육종으로 진단되면 코이카에서 도움을 주기로 연계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