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적출 위기의 일본인 여성,
성바오로병원 ‘다문화여성 건강지킴이’ 사업 통해 건강한 삶 되찾아
 

(왼쪽부터) 사회사업팀 박성순 팀장, 탁혜영 사회복지사, 마에가와 에미씨, 산부인과 김찬주 교수, 원목팀 서정천 신부 

자궁을 적출할 위기에 놓였던 한 일본인 여성이 성바오로병원 ‘다문화여성 건강지킴이’ 사업을 통해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회복됐다.

성바오로병원이 위치한 동대문구에는 천 명 이상의 결혼 이민자가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이 여성으로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한국에서 적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입국하고 얼마되지 않아 임신, 출산을 경험하고 부인과 질병에도 쉽게 노출되는데,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점,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못한 점 등으로 질환이 있어도 적절한 시기에 진료를 받지 못해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지닌 다문화가정들을 위해 성바오로병원 사회사업팀은 2012년 5월부터, 결혼이주여성의 여성질환에 대한 건강검진 및 진료비를 지원하는 ‘다문화여성의 건강지킴이’ 사업을 펼쳐왔다. 동대문구다문화가정센터에서 추천 받은 일본, 중국,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의 결혼이주여성 100명 대상 건강검진 및 자궁경부검사, 유방촬영술 등의 여성질환 관련 검사를 시행하고 질환이 발견되는 이주여성의 외래 및 입원진료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큰 은혜를 입었다는 마에가와 에미(40세)씨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는 일본인 여성이다. 평소 복부에 통증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지내왔다. 에미씨 또한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처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 아니어서 특별한 증상이 있지 않는 한 병원을 방문하는 일은 흔치 않았다.

에미씨는 지난 8월, 동대문구다문화가정의 추천을 통해 성바오로병원 검진을 받았고 산부인과 질환 검사를 통해 자궁 안의 근종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궁근종의 크기는 9cm 가량. 자궁을 꽉 채울 정도로 무척이나 큰 크기였다. 자궁을 적출해야 할 정도로 근종이 큰 상태였지만, 에미씨를 담당한 김찬주 교수는 자궁을 보존하기 원하는 환자의 의사와 연령, 상태를 고려해 자궁근종 제거 수술을 선택했다. 9월, 자궁근종 수술을 받은 에미씨는 2주간의 입원기간을 거쳐 건강하게 회복했다. 현재 정기적인 외래진료를 통해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김찬주 교수는 “많은 다문화가정의 여성들이 제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병을 키워 오는 경우가 많다. 에미씨의 경우 그냥 두었다가는 갑작스런 하혈로 병원에 실려오는 위급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1년에 한번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환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미씨는 “이번에 검진을 받지 않았다면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었다니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시고 병원비를 지원해주신 사회사업팀, 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원목팀, 몸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항상 긍정적인 격려의 말씀주시는 김찬주 교수님,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